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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글쎄라고 말하고 그녀는 천천히 몇 번인가 고개를 저었다. 덧글 0 | 2020-10-20 09:12:55
서동연  
음, 글쎄라고 말하고 그녀는 천천히 몇 번인가 고개를 저었다. 마치 목의 관절이 잘 움직이고 있는지를 살며시 확인이라도 하는 것처럼. 예를 들면, 비행기에 관해서뭔데? 혹시 내 귀에 사마귀 있어? 사마귀?라고 남자가 말했다. 혹시 그거, 오른 쪽 귀 안에 있는 방정맞게 생긴 사마귀 세 개를 말하는 건가? 그녀는 눈을 감았다.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잠1유니크한 발상이기는 하지만, 일단 앞뒤는 맞잖나그는 입술에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었다. 자네 말대로야, 일단 앞뒤는 맞지그러니까 색 탓이라니까라고 TV 피플이 자상한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색을 칠하면 틀림없는 비행기가 된단 말이야.그에 대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은, 그에게 걸 프렌드가 있었다는 것 정도이다. 그녀는 다른 반의 여자 애였는데, 교내에서도 손에 꼽히는 미인이었다. 미인이고, 성적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리더십이 있고, 반의 대화 모임에서는 마지막을 장식하는 발언을 하였다. 어떤 반이든 이런 여자애가 한 명쯤은 있는 법이다. 아무튼,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 나는 두 사람의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보곤 했다. 점심 시간에는 곧잘 교종의 구석에 나란히 앉아, 얘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종종 서로를 기다렸다가 집으로 돌아갔다. 같은 전철을 타고, 다른 역에서 내렸다. 그는 축구 부이고, 그녀는 ESS부였다(지금도 ESS란 말이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요컨대 영어 회화반이다).과외 활동이 끝나는 서로 맞지 않는 날에는 먼저 끝난 쪽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기다렸다. 그들은 틈만 있으면 같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언제나 언제나 언제나 얘기를 하고 있었다. 참 그렇게 할 말이 많은가 하고 감탄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들은(이라 함은 나와 내가 사귀고 있었던 불완전한 친구들을 말한다)아무도 그들을 놀리거나 하지 않았다. 화제에 올리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두 사람에게는 우리들의 상상력이 파고들 여지가 손톱만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 두 사람은 당연한 무엇으로서 거기에 존재하고 있을 뿐이었다
텔레비전밖에 있는 나TV 피플은 아까부터 털끝 하나 자세를 바꾸지 않았다. 그는 오른 쪽 팔굽을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고 나를 보고 있다. 나는 보여지고 있었다. 텔레비전 속의 TV 피플은 일을 계속하고 있다. 시계 소리가 들렸다. 타르프쿠 샤우스, 타르프 쿠 샤우스. 방은 어둡고, 답답했다. 누군가 발걸음 소리를 울 온라인카지노 리며 복도를 걷고 있다.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고 나는 갑작스레 생각했다. 아내는 이제 돌아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아내는 아주 먼 곳으로 가버린 것이다. 모든 교통 기관을 이용하여, 내 손길이 닿지 않는 장소로 사라져버린 것이다. 과연 우리 사이는 되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졌는지도 모른다. 상실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만 몰랐던 것이다. 내 안에서 수많은 상념이 풀어졌다가, 다시 하나로 뭉쳐졌다. 그렇지도 모른다, 라고 나는 중얼거려 보았다. 나의 목소리는 자신의 몸 속에서 아주 허망하게 울렸다. 내일 색을 칠하면, 더 잘 알 수 있게 될 거야라고 TV 피플이 말했다. 이제 색만 칠하면 번듯한 비행기가 된다고돌아와 봐야 소용이 없으니까 안 돌아온다, 라고 나는 머리 속으로 되풀이하였다. 평평하고 리얼리티가 없다. 나는 그 문맥을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원인이 결과의 꼬리를 깨물고 삼키려 하고 있었다. 나는 일어나 부엌으로 갔다. 그리고 냉장고를 열러, 심호흡을 하고, 캔 맥주를 가지고 소파로 돌아왔다. TV 피플은 텔레비전 앞에 우뚝 선 채, 마개를 따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오른쪽 팔굽을 텔레비전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나는 딱히 맥주가 마시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다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견딜 수가 없어서, 캔을 들고 왔을 뿐이다. 나는 그것을 손에 들고 있다가, 무거워져 테이블 위에 놓았다. 그리고서 나는 아내가 이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TV 피플의 성명에 대해 생각했다. 그는 우리 사이가 이미 틀렸다고 말한다. 그것이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유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 관계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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