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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그렇게 말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안녕 덧글 0 | 2021-06-04 01:05:27
최동민  
그는 그렇게 말하며 희미하게 웃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에게 안녕을 고하고 집을 나왔지. 그녀도 안녕이라 말했고. 진짜 마지막 안녕이었던 거야. 그렇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고, 그녀도 알고 있었어. 마지막 본 그녀의 모습은, 팔짱을 끼고, 문 께에 서 있는 모습이었어.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하지만 결국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했는지, 나는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어. 나는 몹시몹시 텅 빈 느낌이었다. 속이 휑한 공동처럼.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이 고막에서 이상한 울림으로 변하고. 모든 거의 모습이 뒤틀려 보였어. 나는 그 주변을 정처없이 걸어다녔어.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소비한 시간이 일고의 가치도 없는 무의미한 소모였던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금이라도 당장 그녀의 방으로 되돌아가, 그녀는 한껏 껴안고 싶은 심정이었어. 하지만 물론 그런 짓을 할 수 없었다. 가능할 리가 없지그 이상은 무슨 말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 그녀는 내내 울었다. 그리고 다 울고 나서도 이상한 말만 했다. 있지, 만약 말이야 만약 너랑 헤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는 언제까지고 기억하고 있을 거야, 정말이야. 결코 잊지 않아. 나는 너를 정말 좋아해하는 걸. 너는 내가 처음으로 좋아한 사람이고, 너랑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즐거웠어. 그것만은 알아줘. 단 그것과 이것과는 별개야. 만약 약속을 하라고 하면 하겠어. 난 너랑 잘 거야. 하지만 지금은 안 돼. 내가 누군가와 결혼한 다음에 너랑 잘 거야. 거짓말이 아니야, 약속해그때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라고 그는 난로 속의 불길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웨이터가 메인 디쉬를 날라 오는 길에 난로에 장작을 더 집어넣었다. 불똥이 소리를 내며 튀었다. 옆 테이블에서는 중년 부부가 열심히 디저트를 고르고 있었다.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었어. 마치 수수께끼 같았지. 집으로 돌아가 그녀가 한 말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보았지만, 나는 그녀의 생
그리고 그 껍질을 벗은 살 덩어리가 그녀 뒤를 쫓아왔다. 그녀는 달리고 또 달렸다. 그러나 그 뒤쫓아오는 살 덩어리로부터 달아날 수가 없었다. 묘지 끄트머리에서 미끄덩한 손이 그녀의 블라우스 깃을 잡았다. 그녀는 있는 힘을 다해 비명을 질렀다.남자가 그녀의 몸을 안고 있었다. 그녀는 목이 카랑카랑 말라 있었다. 남자는 빙글 웃으며 그녀를 보고 있다. 어떻게 된 거야? 나쁜 꿈이라도 꿨어? 그녀가 몸을 일으키고, 사방을 휘 돌아보았다. 두 사람은 호숫가 호텔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소리쳤어, 난? 응, 아주 큰 소리로라고 그는 웃으며 말했다. 굉장히 큰 소리였어. 이 호텔에 있는 사람들 전부 듣지 않았을까. 살인 사건이라도 일어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좋겠는데 미안해라고 그녀는 말했다. 괜찮아, 뭐라고 남자는 말했다. 무서운 꿈이었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운 꿈이었어하지만 하고 있는 걸, 정말로차 례나는 아주 피곤해졌다. 아주 얄팍하다. 사촌 여동생한테 결혼식에 못 간다는 답장을 써야 할 텐데, 라고 나는 생각한다. 일 때문에 사정이 있어 도저히 참석할 수가 없습니다. 유감스럽군요. 결혼 축하드립니다, 라고. 텔레비전 속의 두 사람은 나와는 아무 상관없이, 부지런히 비행기를 만들고 있다. 그들은 한 시도 일손을 멈추지 않았다. 그 기계를 완성시킬 때까지 그들이 해야만 하는 작업은 무한한 모양이다. 한 가지 작업이 끝나면, 쉴 틈도 없이 그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 반듯한 공정표와 도면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은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면 되는지, 그 다음에는 또 어떤 일을 하면 되는지 숙지하고 있었다. 카메라는 그들의 그런 나무랄데없는 일솜씨를 요령 있게 따라다니고 있었다. 알기 쉽고 적확한 카메라 워크였다. 설득력 있는 화면이었다. 아마 다른 TV 피플이(제 삼의 혹은 제 사의)카메라와 컨트롤 판넬 작업을 맡고 있는 것이리라. 신기한 일이다. TV 피플들의 그런 완벽하다고 해도 좋을 일솜씨를 지긋이 보고 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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